나이가 들면 점점 집에 오기 싫다.
연휴엔 더더욱 혼자 있고 싶어지는데 친구와의 약속때문에 힘들게 SRT 티켓을 구해 대구로 내려왔다. 가족보다 친구가 나은 그런 인생이다. 친구라도 있어 다행이지.
집에 일찍 들어가기 싫어서 동대구역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근처 카페를 찾아봤다. 커피가 맛있어보이는 곳, 앉아서 그림 좀 그릴 만한 공간이 적당한곳.
작년까지는 자주 드나들었던 동대구역. 이제는 1년에 한 두번 갈까말까다. 은근 다양하고 아찔한.. 추억이 서린 동네.
고기굽는남자.. 있는 골목을 돌아가면 된다. 여기 고기 맛있었던 기억.
카페는 금방 마주친다. 골목에서 멀리있지 않다. 외관도 깔끔하고 귀엽다.
카페는 1층만이다. 채도낮은 진초록의 외관이 좋다.
2시쯤 방문했는데 연휴 바로 전날이라 그런지.. 원래 동대구역 근처는 사람이 많긴하니 그래서 그런건지 손님이 가득 차 있었다.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테이블은 이미 만석.
너무 찍고 싶게 생긴 카운터 글씨..는 사장님이 쓰신건지 아주 귀엽다,
쿠키가 메인 디저트인것 같고
둘이서 조금 특별한거 먹고 싶으면 티라미수나 초코무스를 시켜먹으면 될 듯하다. 하지만 난 원래 쿠키를 좋아하니 쿠키로 주문. 커피는.. 그냥 아메리카노는 심심할 것 같아 시그니처인 애리스라떼로 결정했다.
기차시간이 좀 비면 시간 보내기 좋을 곳이다.
커피 내리시는 사장님(아름다우심)
바 테이블 자리는 비어있지만 통로가 좁아 다른 자리가 비어있을때 앉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커피만 잠시 마시고 갈거라면 바테이블도 좋을듯
나는 안쪽으로 쭉 들어와서 혼자서도 뻘쭘하지 않은 테이블에 앉았다. 맨 안쪽 자리는 삼면이 모두 이렇게 되어 있어서 다른 손님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을 수 있어 편하다.
영 채도가 눈에 띠는 내 가방(박카스디카페인 천가방이다 ㅎㅎ)
집에 연락도 안하고 가고싶어 하지도 않는 천하의 후레자식이지만 엄마약과 동생약을 챙겨왔다.
나는 3번인가보다. 진동벨대신 요런 번호표를 주신다. 매우 깜찍.
카페가 넓지 않아서 사장님께서 큰소리로 외치면 내 번호를 들을 수 있다.
벽 가생이(?)에 놓여있는 종이컵 적재물
뭔가 좀 있어보이게 찍고 싶었다
외관과 일맥상통하는 벽 색깔. 실제로 보면 색감이 더 예쁘다. 사진은 색이 좀 많이 날아간다.
설탕통. 나는 단거 시켰으니 쓸일이 없겠지
빨간 레드벨벳 쿠키와 애리스라떼.
쿠키는 기대보다 맛있지는 않았다. 다른 쿠키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내 취향과는 거리가 좀있어서 그런듯. 맛없는건 아니고, 살짝 눅진하고 은근 바삭한데 달달
애리스라떼는 컵 가에 시나몬설탕이 묻어있다. 코젤다크의 커피 버전 느낌.
크림은 보들보들 달달하고 밑은 그냥 라떼라서 단 맛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만족. 다만 얼음이 많아서 양이 좀 작긴하다. 사이즈 선택이 가능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주문한건 레귤러라 나같은 커피돼지들은 좀 모자랄듯.
설탕을 츄릅첩첩하면서 핥아 먹는 내 자신에게 어느순간 좀 추잡다는 기분이 들긴하지만 맛있게 잘 마셨다. 사진찍으려고 일부러 입에도 안맞는 단커피 크림커피 먹고 다니는 요즘이다.
쿠키와 먹기엔 좀 단맛이 부담스러워서 남은 쿠키는 가져왔다. 밑에 깔린 저건 냅킨이 아니라 쿠키 포장지?라 저기에 셀프포장해서 가방에 꾸깃꾸깃 넣었다. 나중에 집 와서 내린 아메리와 먹으니 찰떡.
마지막 외로운 라떼샷
훨훨나는 저 꾀꼬리
암수서로 정답구나
외로울 사 이내몸은
뉘와함께 돌아갈꼬
외로운 내 연휴, 등짝에 뜨뜻한 햇살 맞으며 시작
'입에만이로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페오하이오교동, 대구 시내 동성로 2층 카페 (1) | 2024.02.14 |
---|---|
파스테파스타바 범어동 생면 파스타 맛집 (1) | 2024.02.13 |
드마르크 대구 범어동 특별한 디저트랩 (1) | 2024.02.11 |
무무101 모란역 이질감있는 분위기의 커피 맛집 (1) | 2024.02.07 |
플리파커피 문정역 커피가 맛있는 분위기 깔끔한 카페 (1) | 2024.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