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입에만이로운

누룩, 다양한 전통주에 안주까지 완벽한 모란역 한식 주점

by 로냑 2024. 6. 9.

사장님과 회식겸 오랜만에 모란역 요리 술집 검색해서 갔다왔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다시 가서 전메뉴 다 먹어보자고 다짐하고 돌아온 곳

 

모란에 젊은 술집이 많이 생겨서 너무 좋은데 사실 근무만 하다보니 돌아다닐 일이 잘 없어서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술은 또 나만 좋아하니.. 먹을 사람두 없고 아주 외롭기 그지 없는 불쌍한 근약이라규..

사장까지 술 잘마셨으면 술병 나서 몸 망가진 어처구니 없는 약사들이 되었을까 다행이라 해야하나.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픈런(?) ㅋㅋㅋ 5시부터 영업하는 곳.

전통주, 막걸리, 한식 안주 파는 곳이지만 외관만 봐도 젊은 사장님이 하시는 느낌 팍팍 난다.

모란은 거리마다 세대 차이가 나서 다니기 여간 혼란스러운 곳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느낌의 아재 식당부터 꼬맹이들(?)이 좋아할 만한 핫한 주점이 섞여있다. 아무튼 그래서 선택의 폭이 넓어 좋다. 물론 술집만 너무 많아서 그럴싸한 식당찾기가 힘들긴 하지만. 갑자기 푸념;;

바깥에 메뉴판. 이거 좋은거 같다. 밖에서 메뉴보고 마음에 들면 들어가는.

나는 항정살 수육에 끌려서 사장님께 제안했는데 다른 메뉴도 다 맛있어보임.

매장이 넓은 편은 아니라서 이용시간은 웨이팅이 있을경우 2시간 30분으로 제한된다고 친절히 알려주심.

2~4명 정도와서 맛있는거 먹으며 달큰한 막걸리 마시기 좋은 집. 젊은 친구들도 조금 나이 있어보이는 중년 손님들이 고루고루 찾는 집이다. 물론 생긴지는 얼마되지 않은 곳이긴한데,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내가 들어왔을때도 이미 두 테이블 있었고(오픈런..인데..) 곧 만석이 됐다.

신세대 메뉴판이다 ㅎㅎ 테이블별 주문 키오스크 대신 아예 큐알 접속해서 핸드폰으로 메뉴 확인 후 주문 전송 가능함. 보기도 편하고 테이블 자리 차지도 하지 않고 기계를 구입할 필요도 없고 암튼.. 노인네 마냥 이런걸 접할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러다 이 속도에 적응 못하면 이제 호호할머니 되는건가 싶기도.

기본 안주는 말린 적고구마. 기본 안주도 이 집과 잘 어울린다. 물론 맛있기도 하고.

물티슈에는 레몬오일까지 발라주신단다. 여기 사장님 갱장히 친절하심.

 

우리는 일단 수비드 항정살 수육(21,000원) 하나, 치즈감자전(18,000원) 하나 주문!

막걸리는 나만 먹을거라 내 취향대로 이름보고 고름 (호랑이 막걸리) 

술 종류는 너무 많아서 설명이랑 사진보고 취향껏 고르면 된다. 사장님한테 여쭤보면 친절하게 취향대로 추천도 해주심!

 

오늘 너무 스페셜하게 잘 구워졌다고 자랑하시며 서빙해주신 치즈 감자전.. 근데 진짜 잘 구워지긴했음.. 충격적인 감자의 고소한 맛. (우리)사장님(=국장님)이 특히나 좋아하셨다(한 두입 드시곤 안드시지만 한때 전 매니아였다고 ㅎㅎ)

가운데 쭈욱 늘어나는 치즈가 볼록하게 가득 들어가있다. 정말.. 전분+치즈 조합은 뭐 말할 필요가 없다.

같이 서빙되는 겉절이 샐러드가 적당히 달달 짭짤 새콤해서 너무 잘 어울리고.

스리라차인지 스윗칠리 소스 같은 소스와도 궁합이 환상이다. 양파도 짜지 않아 그냥 얹어서 통째로 와그작 먹으면 막걸리든 소주든 한병 순삭할 만한 훌륭한 안주.

내가 부탁한 항정살수육. 수비드 후에 겉을 다시 바삭하게 태우듯 구워서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하고 불맛까지 살짝 입혀져서 느끼하지가 않다.. 감자전에 같이 나온 겉절이 계속 리필해서 먹고. 생와사비, 김치, 백김치 모두 잘 어울림.

막걸리엔 단백질 안주가 잘 어울린다고 어디서 본거 같아서 나 혼자 신나서 수육이랑 막걸리 마셔댐.

막걸리 한병을 시켜도 아주 고풍스럽고 두껍한 얼음 항아리에 담아주신다. 아이고~ 황송

호랑이막걸리가 인기가 좋다고 해서 마셨는데 내 입에는 좀 달긴했다. 원래 술은 단 걸 별로 즐기지 않아서 그런듯. 하지만 혼자 꿀꺽 꿀꺽 한 병 순삭시킴(입맛에 안 맞는거 맞는지?)

요즘 절식(정제탄수화물 절식) 중이었는데 그냥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음. 주종이 막걸린데 무슨 탄수화물 절식이야.

다시봐도 먹음직스러운 수육. 난 돼지고기가 그렇게 좋더라.. ㅠ

뽀얀 막걸리.. 호랑이막걸리 다음에 느린마을막걸리 1병을 더 시켜먹었는데(대구에서 못먹어서 먹어보고 싶었다) 마찬가지로 달았다.. ㅋㅋㅋ 그냥 내 입이 문제인가보다. 그래도 맛있게 먹음!

술 마실 때 눈 초롱초롱해지니까 사장님이 서비스로 맛보라고 주신 붉은 원숭이.

홍국쌀로 빚은 탁주라고 하는데, 이게 진짜 제일 내입맛에 맞았다. 쌉쌀한데 달큰한데 빨간 아침햇살 맛있데 단맛은 덜 한.

색깔이 그리고 다 했다...

마지막으로 화룡점정 고기가지강정(19,000원) 이미 배부른 상태였는데 음식이 다 맛있어서 욕심 내서 하나 더 주문해 본것. 근데 이것도 심각하게 맛있었다. 입짧은 국장님 대신 내가 먹게 되니 너무 배불렀지만 계속 먹게 됨 ㅠㅠ 으엉 맛있었어

평소 가지도 좋아하고 고기까지 들어가있다니 내가 싫어할 수가 없는 메뉴. 이걸 메인으로 시켜 먹어도 너무 좋을것 같단 생각. 맥주와도 잘 어울릴것 같다. 

다음 회식 장소도 누룩으로 정하고 아쉽지만 2차를 위해 퇴장하였다. 맛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좋고 사장님까지 친절한 곳.

날짜만 정해서 가기만 하면 되는데 언제 가지? 조만간 또 가겠슴돠.. 고삐 풀고...